리더십
동아쏘시오그룹 리더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소통과 자율성으로
팀을 이끄는 리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에스티팜 연구본부 연구관리팀 팀장 신영원입니다.
스포츠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오직 한 클럽에서 보낸 사람을 One Club Man
이라고 하죠. 저는 현재 근무하는 에스티팜에 신입으로 입사하여 현재까지
이적경험이 없는 One Club Man 이라고 소개하고 싶네요.
현재는 연구본부의 연구관리팀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20여년을 재경팀에서
근무했었습니다. 이곳 연구관리팀 팀장을 맡게 된지는 4년이 되었네요.
그동안 젊은 팀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들어주려, 알아주려, 이해해주려 많은
생각의 시간을 할애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도 이렇게 오래 근무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면서 지냈습니다. 그저 매일매일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후회하지 않으려
생활하다 보니 24년이란 시간이 훌쩍 흘렀나 봅니다. 에스티팜과 같이
성장하고, 때론 같이 힘들었고, 때론 같이 환호하며 지내온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신영원 팀장님의 리더십을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는 어떤 것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해당 키워드를 선택하여 표현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유로운 소통의 힘! 권위라는게 뭐죠? 후배들과 어울리기 위해 많은 고민
끝에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 수시로 생각하고 책도 많이 읽었습니다. 그 결과
제가 내린 방향성은 저를 낮추고 그들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었고
그것은 결국 끝없는 소통의 노력이었습니다.
선배가 소통하겠다고 다가서면 후배들이 '네 어서오세요 소통하시죠' 이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아요. 내 스스로 정해놓은 생각의 틀을 먼저 깨고
그들이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부터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하나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기로 하고 후배에 대한 존중과
배려로 그들이 사무실에서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갔어요.
회사에 와서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 쉽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무겁고
억압된 분위기라면 사무실에서 속삭이더군요. 저는 자유롭게 그들끼리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천천히 저도 그 문화 속으로 들어갔어요.
시나브로 라는 말 아시죠?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조직 속에 벽이
허물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자유로운 소통의 힘이 무엇인지는 서로에 대한 벽을 허물며 그 조직이 더
끈끈하고 단단해지는 것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은 현재
제가 소속된 연구관리팀을 이끌 수 있는 강력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원 한 명 한 명에게 업무 자율성을 부여하고 수시로 소통을 하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샘솟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그게 바로 저의 리더십이라 생각합니다.
팀장님께서는 닮고 싶은 리더가 있으신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도 한때는 신입사원 이었고 오랫동안 회사생활을 하다보니 다양한 분들과
일하면서 여러 좋은 리더들을 경험했습니다. 제가 처음 입사했을 때 저의
사수였던 대리님이 계신데 그분에게는 회계 업무를 대하는 자세를 많이
배웠고, 부드러움과 다정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소통의 의미를 알았죠. 비록
그분이 팀의 리더는 아니었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저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후에도 여러 훌륭한 리더들을 만나게 되었고, 현재 팀장 역할을 하면서
떠오르는 분이 있습니다.
그 분은 아무리 화가 나셔도 절대 목소리를 키우지 않으셨고, 제가 실수를
해도 차분하게 오히려 저를 위로해주셨어요. 회계업무를 할 때인데 제가 정말
큰 실수를 해서 잠도 못잘 정도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 분은
오히려 맛있는거 먹자며 술 한잔 사주시면서 "비싼 수업료 냈다 생각해라"
하셨죠. 그 때 알았습니다. 리더는 감싸줄 수 있고 큰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리구나. 그당시 일을 생각하며 저도 리더가 되면 꼭 소속 팀원들에게 큰
기둥 역할을 하며 책임을 다할 때는 끝까지 책임을 다하되, 다시는 그런
실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현재 그분은 아주 큰 회사의 대표님으로 계시는데요. 요즘에도 종종 뵈며
그분의 리더십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리더일 때와 팀원이었을 때, 어떤 차이점이 있으세요?
저는 팀장이 된지 4년밖에 안됐습니다. 글쎄요 4년이 길게 느껴지진 않고
아직도 배울 것들이 어마어마합니다.
입사 후 20년을 팀원으로 생활했어요.
아무래도 팀원 생활이 길었다보니 요즘 젊은 팀원들을 보면 예전 생각이 많이
납니다.
저도 팀원일 때 불만도 많았고 왜 나만 이렇게 일이 많을까? 지겨운 야근은
언제 끝날까? 팀장되면 야근도 안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했었어요.
그러면서 중간관리자의 위치도 되어보니 어느 정도 팀장님들의 고충도
간접경험을 하게 되고, 쉽지 않은 자리라는 것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팀장을 하고 있는 지금요? 그때는 그때가 맞았고 지금은 지금이 맞습니다.
팀원일 때는 팀원으로서의 고충이 있는 것이 당연하고 팀장일 때는 또
팀장일 때의 고충이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굳이 차이점이라고 하면 이해의 범위가 달라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네요.
팀원일 때는 이해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적이고 그게 전부였어요. 지금은 그
당시를 경험으로 팀원들을 더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끝없는
숙제이고 항상 공부해야죠.
리더로서의 역할이 쉽진 않으실 것 같아요. 어려운 점도 있으시겠지만, 그에 반해 보람을 느끼시는 때도 있으실 것 같으신데요! 해당 경험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어려운 점을 생각해보니 금방 떠오르는 것이 없네요. 왜 없지? 제가 너무
긍정적인가 봅니다.
보람을 느낄 때라면 너무 많아서요. ㅎㅎ
여러가지 보람을 느끼지만 이거 하나만은 꼭 얘기하고 싶어요. 우리 팀원들의
역량이 향상될 때에요. 처음 연구관리팀을 맡았을 때는 팀원이 많지도 않았고
업무의 폭이 제한적이었어요. 그 원인을 살펴보니 해오던 일들을 계속
하다보니 거기서 멈춰버린거였어요.
저도 욕심이 있는 편이라 많은 일들을 하고 싶었고 이왕 하는거 제대로 깊이
있게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확하게 꼼꼼하게 하고 싶었지요.
아무래도 회계업무를 오래 했다보니 그런 성향이 있을 수도 있었겠네요.
그래서 지금까지 해오던 일에 깊이를 심게 해줬어요. 전문성을 갖춘다고
할까요?
내가 하는 일은 우리회사에서 내가 제일 잘 알아야 한다는 마음과 그에
따르는 업무의 자존감을 심어줘야겠다 싶었어요. 저도 연구관리팀에서의
업무가 처음이라 공부도 많이 하고 그러면서 팀원들에게도 '나 자신이 일을
잘 알아야 업무의 폭을 넓힐 수 있고 그러면서 회사에서의 존재감도
높아진다'라고 얘기를 많이 해줬어요. 물론 잘못 얘기하면 꼰대소리만 들을
수 있으니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이런 얘기의 시작은 먼저 소통을 할 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팀원들의 업무 역량이 좋아지면서 팀의 존재감도 높아지고 결국 자기 일에
대한 만족감이 모두 좋아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팀원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그만큼 서로의 고충도, 또는 본인 업무의 자랑도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지금도 팀원들이 자기 일에 대한 얘기를 자신있게 할 때 표정을
보면 팀장으로서 정말 뿌듯하고 뭐 더 해 줄 것 없나 고민하게 됩니다.
또 하나 더 보람을 말하자면, 다른 팀 팀원들이 우리 팀 분위기가 부럽다고 할 때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퇴근길에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더 나은 리더가 되기 위해 스스로 개발하고 계신 점이 있으실까요?
스스로의 개발이라고 할 정도로 멋지고 거창하진 않습니다. 소소하지만
최근의 트렌드에 대한 것도 많이 찾아보고, 중학생 딸을 통해 신조어도 많이
알아보고, SNS도 적당히 즐기죠.
잠깐 외람되지만 우리 팀원들은 서로 MBTI도 공유해요. 업무적으로 전혀
사용하지 않는 단톡방도 있지요. 단톡방의 공지에는 우리 팀원들의 MBTI를
적어놨어요. 서로의 개성이 얼마나 강한 친구들인지 조화로울 수 없는 이들의
멋진 조합이랄까요? 참고로 단톡방에서 업무 얘기하면 제가 야단칩니다. ㅎㅎ
아! 저는 ENFJ 입니다. 엔프제라고 하더군요.
이런 저의 사고와 행동이 스스로의 개발이라고 말씀 드릴 수 있고 한 가지가
더 있는데요.
책을 좀 봅니다. 책 많이 읽는 사람치곤 너무 두서없이 얘기하죠?
제가 즐겨보는 책은 어려운 과학책도 아니고 심오한 소설도 아니고 지루한
법률 책도 아니예요. 쉽게 접할 수 있는 산문집, 에세이 등 입니다.
기억에 남는 몇 가지는 "있는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_박찬위 산문집", "부디
아프지 마라_나태주 산문집",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_투에고"
이정도 생각 나네요.
제목부터 심상치 않죠?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자기 전에 읽었던 책들입니다.
리더로서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면 저도 사람인지라 자연스럽게
회사에서 은연중에 말과 행동으로 실수를 할 수 있고 긍정적이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의 마음을 잘 다스려야 같이 일하는 우리 팀원들에게도 좋은 영향력이
전달될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리더로서 엄청난 지식과 기술을 개발한다기보다
팀을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바쁘고 모두가 힘들 때에도 긍정의 마인드와
차분함을 길러야 하겠지요.
미래에 어떤 리더로 기억되길 원하세요?
질문을 보고 단번에 떠오르는 말은 "신팀장님? 완전 재밌는 팀장이었잖아~"
이거네요.
너무 가벼워 보이나요? ㅎㅎ 미래라는 것이, 또 다른 사람의 기억이란 것을
제가 원한다고 지배할 수 없는 것을 알지만, 저는 그저 여러 기억과 추억
중에 재밌었던 일에 제가 함께 했었다는 것만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사람 있잖아요. 그 사람 좋았지~ , 나쁜 사람은 아니었어~, 이런
표현보다는 재밌는 사람이었어. 저는 이 표현이 너무 좋네요.
한가지 더 원하는게 있어요.
저는 팀장을 맡으면서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정답은 아니고 제가
느낀거죠.
팀장으로서의 덕목 중엔 참 중요한 한 가지가 있는데 그건...기다림 이라고
말합니다.
팀원들과의 갈등의 시작은 보통 다그침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가 아닐까
합니다.
팀장도 누군가에게 지시를 받았을 터이고 당연히 시일이 정해진 일이며,
그러다보니 팀원들을 계속 쪼게(?) 되는 거죠. 여느 팀이나 이런 일은 흔히
있을거예요.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되는 일인데요. 물론 쉽지 않죠. 팀원들이라고 일부러
저를 기다리게 할까요? 아닙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죠. 결국 그 순간과 찰나를 기다리면 어느 순간 제가 아끼는 팀원들은 또
성장합니다.
나중에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팀원들이 또는 제 주변에 계신 많은 분들이
"신팀장은 잘 참고 기다려서 팀원들한테 싫은 소리 하는걸 못봤어~" 이렇게
말해주면 너무 멋지지 않을까요?
재밌는 팀장. 많이 기다려주는 팀장. 무엇 하나도 쉽지 않아요. 하지만 그런
리더로 기억된다면 저 스스로도 행복할 것이고, 그 영향력이 계속 우리 팀에
뿌리내리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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